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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아사히, 알파 노야 썰

--------------------- 2017. 4. 10. 13:58



"  아즈마네 아사히와 니시노야 유우는 오래전부터 두 집에서 공개적인 연인 사이나 다름없다. 공개적이면 공개적이지, 왜 ‘다름없다’는 수식이 붙느냐 하면 아직 각자의 보호자와 그 일에 관해 의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둘은 어릴 적부터 근처에 살았던 지라 일찌감치 서로를 알았다. 동네 놀이터에서 친해진 인연은 같은 유소년 배구 클럽이나 초등학교를 가지 않아도 쭉 이어졌다. 동네에서 가장 큰 아사히를 형님, 형님, 하고 따라다니던 니시노야가 점차 호칭을 형으로 바꿨고, 한참 작지만 저돌맹진하는 어린 소년을 우왕좌왕 받아주기만 하던 아사히도 점차 니시노야를 익숙하게 여겼다. 그러다 둘이 다른 중학교를 다닐 때 아사히가 오메가로 발현했다.


* 나이 차이 때문에 아사히가 일찍 성숙하고 니시노야가 늦었다. 오메가 발현 전부터 아사히의 몸이 오메가가 될 준비를 하면서 성욕이 빨리 컸던 데 반해 니시노야는 아사히 발현 전까지 이끌려가듯이 천천히 욕망을 배웠는데, 아직 유사성행위 정도에 머물렀다. 맞대고 비비면서도 니시노야가 주목했던 건 그 상황의 선정성이라기보단 아사히의 반응과 방 안에 번진 특유의 분위기 따위. 아사히가 발현했을 때 비로소 누군가의 안에 넣고싶다거나 하는 욕망이 생겼다. 알파로 발현했을 땐 아사히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알게 되었다. 오래 기다렸던 아사히와 자신이 따라가는 줄도 잘 몰랐던 니시노야는 애틋하게 사랑을 나눴다.


  언제, 어쩌다가 둘이 마음을 나누게 되었는지 둘의 보호자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단지 아사히가 발현했을 때 전후로 언젠가부터 둘의 방에서 수상쩍은 낌새가 비쳤다. 문을 잠굴 때가 많았으며 시트가 땀에 젖었다며 들고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 편의점에서 뭔가 중요한 물건을 사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보호자들은 눈치를 챘지만 두 집 모두 둘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침묵했다. 가풍이 자유로운 탓도 있고, 하도 오래 보아온 둘이라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유우 같은 알파라면 위험하지 않겠지, 라는 계산도 덤으로.


  아사히가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쯤에 각인을 맺어왔을 때도 그랬다. 매일 인터넷 사용기록에 ‘발현’이라든가, ‘알파’, ‘오메가’ 같은 키워드를 남기며 전전긍긍하던 유우가 알파로 발현한 이후였다. 둘의 냄새를 풍기게 된 둘은 당당하게 손을 잡고, 아니, 당당한 쪽은 유우뿐이었지만 어쨌든, 보호자들 앞에서 보란 듯이 서로의 방을 오갔다. 일부러 그랬을 터였다. 우리는 각인했다고 선언하려고. 두 집안은 놀랐지만 여전히 둘을 원하는 대로 하게 놔두었다. 전과 같은 이유였다.


  두 집의 반응을 확인한 유우는 고등학교를 아사히와 같은 곳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



아침과 석양 사이에 있는 한낮에 또래끼리 노는 곳으로 나온 어린 니시노야는 시소에 혼자 앉은 아사히를 발견하고 이 동네 형아인가보다, 생각했는데 동네 친구가 우리랑 같은 나이라고 했다. 친구는, 그런데 쟤는 1월에 태어나서 벌써 유치원에 들어갔대, 형이라고 불러야 된대, 치사하지 않냐, 라며 속삭였다. 니시노야는 멋지다고 생각했다. 유치원이 궁금했다.


3학년이 졸업하고 아즈마네가 3학년이 되었을 때, 사와무라는 아즈마네와 니시노야가 서로 편하게 불러도 신경 안 쓴다고 했다. 니시노야는 이미 존대가 익숙했지만 침대에서부터 점차 반말이 익숙해졌다.

아사히.

답으로 돌아오는, 응, 유우, 라는 길게 끄는 목소리가 정말로 그리웠었다.


니시노야가 그 때 공터에서 아즈마네에게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둘의 삶이 단단히 얽히지 않았더라면 아즈마네는 다른 성격으로 자랐을지도 모르지만. 고작 고등학생이면서 니시노야와 오랜 연인이 된 아즈마네는 심적으로 니시노야에게 의존했다. 서로 기대어 안정적인 무게중심을 찾았기 때문에, 떨어져 있을 때도 둘 다 한 인간의 구실을 잘 해냈지만 함께일 때만큼 완전하지 않았다.


아즈마네는 니시노야를 기다려 같이 성년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하카마를 입고 들뜬 마음으로 아직 추운 바깥에서 사진을 찍으며 군것질을 하며 놀다가 행사가 끝난 다음에 니시노야의 집으로 갔다. 둘은 술과 술잔을 꺼냈다.


첫 음주는 그보다 훨씬 전이었다. 초등학생 때 술을 (설날 어른들의 식탁에서 훔쳐) 마셔봤다고 자랑하는 니시노야를 아즈마네는 부러워했고 니시노야는 두 번째 술 도둑질을 감행했다. 니시노야는 아즈마네가 처음으로 술에 취한 모습을 보았다.


니시노야는 늦된 아이가 아니었지만 태어난 시간의 차이 때문에 아즈마네보다 조금씩 늦는 것이 있었다. 아즈마네가 발현하기 전까지 니시노야는 성욕이라는 걸 잘 모르는 아이였다.



오메가 아사히 알파 노야 썼던 설정으로 둘이 같이 성인의 날 참여하고서 집에 와서 첫 성인으로서의 잉챠 했음 좋겠다! 니시노야와 아사히의 무수한 처음의 기록.. 첫만남, 첫키스, 첫 배구, 첫사랑, 첫밤, 첫상대, 발현 후 첫 상대, 각인 후 처음, 성인이 된 후 처음.. 아사히는 열에 일곱은 새로움을 두려워했고 니시노야는 열에 셋만 불안했는데 그래서 둘은 열에 하나나 둘 정도는 함께 불안해했고 딱 그만큼 둘 다 무섭지 않았으며 한 번도 도망치지 않았다. 아사히의 성격에다가 오메가 특유의 생리적 반응 때문에 아사히에게 처음 맞는 감각은 자주 벅찼고, 니시노야는 곁에서 달래주면서 아사히의 손가락 끝을 꼭꼭 깨문 다음에 깍지를 껴서 진정시키곤 했다.


그.. 뭐냐... 성교육 수업 받은 날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사히 가슴 만지는 니시노야 보고싶네... "아무리 봐도 알파나 오메가나 똑같이 생겼는데, 여기서 나온다고요?"